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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섭권

    • 차량본부
    • 15-03-29 15:09
    • 2,176

    서울메트로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오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전동차 입찰과 관련해 연일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고, 복수노조인 서울메트로노조가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교섭권 확보 투쟁 소식도 연일 전해지고 있다.

     

    특히 양 공사 통합을 앞두고 서울메트로의 노조 차별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과반수노조인 서울지하철노조에게는 교섭권이 있지만서울메트로노조에게는 교섭권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법적으로는 과반수노조가 교섭권을 행사하는 것은 맞지만, 소수 노조에게 교섭권을 주지말라는 법적 조항도 없다. 한 마디로 사용자의 재량권이다.

     

    서울메트로노조는 2700여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전국 5000여개 노동조합 중 2700여명을 가진 조합은 전국 4%에 해당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국 4% 노동조합에게 교섭권을 주지 않은 것이 맞는 논리일까. 사용자 재량권이라고 말하지만, 한번쯤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서울시 산하 공기업으로 서울시장이 임명한 사장이 경영을 책임진다.

     

    조합원 2700여명이 가입한 서울메트로노조는 공사 경영진을 상대로 교섭권 문제를 23개월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지만 허사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문을 통해 상급기관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묵묵부답이다. 박원순 시장의 소통정치에 흠이 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노정간의 소통이 아니라 불통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해 113일부터 78일간 서울시청역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했고, 지난 120일 노사협력회의를 통해 이정원 사장은 공동교섭이 안되면 다른 방법으로 교섭을 하겠다고 해 마무리됐다. 이유야 어찌됐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다시 노조는 지난 318일부터는 본사 항의철야농성을 진행하면서 시청 앞 기자회견, 현장간부결의대회, 조합원 총회, 역사대자보, 현수막, 전동차 스티커 등의 교섭권확보 투쟁을 전개해오고 있다.

     

    특히 위원장, 본부장 등은 교섭권 확보를 위해 28일 현재 11일 째 본사 항의철야농성을 진행해오고 있지만 서울시와 공사는 교섭권에 대한 시원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마디로 서울메트로노조와의 진지한 대화는커녕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느낌이다.

     

    급기야 노조는 전동차 스티커를 부착했고 스티커를 통해 박원순 시장이 대선행보를 위해 양공사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일방적 양공사 통합 반대주장을 폈다. 또한 현수막을 통해 이정원 사장의 퇴진을 주장했다. 이런 노조의 행동에 대해 서울시나 서울메트로 경영진들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물론 노조의 성급하고 즉자적인 행동도 성찰해야 한다고 본다. 더 문제는 개별교섭은 하지 않겠다고 흘리면서 노조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서울메트로 경영진들의 행동이 더 문제라는 점이다.

     

    지금이라도 박원순 시장과 이정원 서울메트로 사장은 건설적인 방향에서 개별교섭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양공사 통합을 앞두고 노조를 교섭권 하나로 자극하는 것은 옳지 못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큰 사업을 앞두고 작은 일에 매몰되고 있는 박원순 시장과 이정원 사장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노조와의 성실한 대화를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랄 뿐이다.

     

    2015329

    서울메트로노동조합 차량본부장 김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