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퇴직공무원 모임 지원은 위법"서울시장에게 조례안 재의를 요구했지만, 박 시장은 이를 거부하고 조례안을 그대로 공포했고 행안부는 소송-대법 승소
작성자 : 조합원 / 2013-06-06 11:45:40
대법 "시우회 등은 친목 모임… 포괄적인 보조금은 특혜 해당"

서울시가 퇴직 공무원 친목 모임인 시우회 등에 조례안을 제정해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특혜에 해당하기 때문에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는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서울시 시우회 등 육성 지원 조례안'을 취소해 달라"며 안전행정부(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낸 조례안 의결 무효 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지방자치법상 조례안 의결 무효 확인소송은 대법원에서 단심으로 처리한다.

서울시는 작년 7월 시 및 산하기관 퇴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서울시 시우회와 서울시의회 전·현직 의원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서울시 의정회를 육성·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의결했다. 조례안 내용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우회 등의 사업에 대해 예산 범위 내에서 필요한 사업비를 보조해 줄 수 있도록 했다.

당시 행안부는 "지자체가 개인 또는 단체에 기부·보조·출연 또는 공금 지출을 할 수 없도록 한 지방재정법에 위반된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조례안 재의를 요구했지만, 박 시장은 이를 거부하고 조례안을 그대로 공포했고 행안부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서울시 시우회와 서울시 의정회는 특정사업 수행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구성원 간 친목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단체"라며 "사업 내용·금액을 특정해 보조금 지원 신청을 하는 일반 민간단체와 달리 시우회·의정회에 대해서만 조례로 일반적·포괄적 지원을 허용하는 것은 특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서울시 시우회·의정회는 지방재정법에서 기부·보조금 대상으로 정한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권장 사업을 위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해당 조례안 의결은 위법하므로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윤주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