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공사통합이 부실의 단초였다(해럴드 기사)
작성자 : 파산철 / 2021-05-26 20:51:23
서울교통공사 1000명 감축 경영합리화안 서울시서 퇴짜

1000명 인력감축을 포장만 그럴듯 ‘속빈 강정’
공사, 명예퇴직ㆍ승무시간 20분 연장등 추진할듯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전국에서 가장 큰 공사이면서 서울시 최대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가 최근 1000명 구조조정안을 가지고 서울시에 들어갔다 퇴짜를 맞았다. 공사는 지난 17일 서울시를 방문 김태명 재정기획관과 백호 도시교통실장을 차례로 만나 경영합리화 방안을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500억원을 긴급 지원해 준 재정기획관은 합리적인 경영합리화 방안이 못된다며 이정도 혁신안으로는 추가 재정지원을 할수 없다고 고 돌려 보낸것으로 알려졌다. 백호 도시교통실장도 기대에 훨씬 못미친다며 돌려보냈다.

이날 공사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 정원 규모를 1000명 이상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영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교통공사 정원은 1만6488명으로, 감원 규모는 정원의 6.1%에 달한다.

공사 관계자는 “기술 발달과 장비 개선으로 인력 수요가 줄어든 부분이 있다”며 “근무제도 개선을 통해 300명가량의 정원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야(자정~오전 1시) 운행을 폐지해 500명의 인력을 감축하며 7호선 부천-인천 구간에서도 2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심야운행 폐지와 7호선 부천-인천구간의 인력감축은 경영합리화 방안이 될수 없다고 밝혔다. 부천-인천구간은 내년에 인천교통공사로 이관하기로 되어 있는 것으로 시민을 속이는 행위에 불과하며 심야운행 폐지는 시민의 교통복지를 포기하는 것인데 이것이 어떻게 경영합리화 방안이냐는 이야기다.

이에 공사는 새로운 혁신안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장기 재직자에 대한 명예퇴직도 추진한다. 공사는 만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돼 신청 직원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명예퇴직 규정을 완화해 고경력자의 자발적 퇴직을 유도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정년이 10년 남은 경우 첫 5년은 기본급의 50%, 그 이후 5년은 기본급의 25%를 지급하도록 돼 있지만, 각각 평균임금의 50%와 25%를 지급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노사대립이 극심했던 승무직들 근무시간도 수면위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현재 승무직들은 약간의 편차가 있지만 하루 4시간 22분정도 운행에 나서고 있다. 이는 노사 협약된 시간이 아니고 2000년도 경 묵시적으로 시행해 왔던 근무시간이다. 2019년 말 승무 이 시간을 4시간 42분으로 20분 연장하려고 했으나 노조의 파업 예고가 있었으며 이에 박원순 시장이 공사 경영진을 눌러 실현하지 못했다. 당시 4시간 22분으로 노사합의를 하지 않고 유예하는 것으로 정리돼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분의 승무시간 연장은 대체근무가 많은 승무직들은 수용할수 없다며 극렬히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20분이 연간으로 따지면 많은 시간을 대체근무를 할수 있어 1.5배를 받는 수당을 포기할수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공사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2013년 맥킨지 컨설팅을 받아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통합시켜 부실의 단초를 만들어 놓고 책임만 지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공사 관계자는 “컨설팅 당시 현실이 전혀 반영 안됐고 통합후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서울시에서 강제했으며 이에따른 요금인상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젊은 직원들 중심으로 사기도 저하되고 반발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1000원짜리 상품을 서울시와 정부가 600원에 팔라고 강요하면서 경영합리화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경영합리화도 필요하지만 수익자 부담원칙을 세워 요금인상도 시스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는 통합후 2019년까지 서울시로부터 출자금 형식으로 1000억 원대 지원을 받아오다가 지난해엔 3240억 원과 보조금 360억 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올해도 500억원의 지원과 5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으며 오는 11월 7000억원의 채권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지원받는 세금과 빚을 내 경영을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기업에서 이런 실적을 냈다면 벌써 파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서울시를 만족시킬 만한 경영합리화 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고심중인 것을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