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 문제가 풀이지 않는 이유
작성자 : 승무를 아끼는 … / 2019-06-22 14:52:27
서울교통공사가 21일 정년을 앞둔 역무, 승무, 기술, 차량 분야 중 유일하게 차량분야만 공로휴가를 결정했다.
 
이유는 노조가 인력부족을 요구하고 있는 나머지 3개 분야는 공로휴가를 보낼 수 없다 것이 공사 측의 입장인 듯하다. 이중 기술과 역무분야는 공로휴가를 보낼 한 가닥 희망은 있지만 승무분야에 대해서는 보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바로 대체수당의 문제가 화두이기 때문이다.
 
특히 승무분야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작년 휴일근무수당(대체근무수당)이 120억원 상회했다. 타 분야 임금인상 재원까지 잠식해, 특단의 자구책이 없으면 더 이상 공로휴가를 보내줄 수 없다는 것이 공사의 완고한 입장인 듯하다.
 
서울교통공사노조 승무노동자들이 공사 현관 앞에 천막을 치고 인력충원을 요구하고 있고, 급기야 21일에는 서울시청 앞에서 승무조합원 총회를 열어 서울시를 압박했다. 

조합원 총회가 끝나고 천막을 공사 현관에서 서울시 앞으로 옮기고, 박원순 시장을 비판하는 열차 소자보를 부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날 서울시 행정라인과 정무라인 접촉을 했지만, 만남 자체로 만족해야 했다.
 
지금 현재 서울시와 공사는 승무노동자가 천막농성과 소자보 투쟁을 한다고 해도, 더 이상 승무 대체수당 문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인 듯하다.
 
서울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할 일을 노정으로 확대하는 것에 경계를 하고 있다. 한 마디로 교번대기, 1인 승무 등 자구책을 선행한 후, 인력문제 등은 노사 자율적으로 처리하라는 입장인 듯 보인다.
 
실제 작년 승무분야가 가져간 임금은 별도 예산으로 마련한 60억을 훌쩍 넘어 전체 종사자들의 인건비 60억 이상 잠식했다. 그래서 타 분야 노동자들은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것을 서울시와 공사가 모를 리가 없다.
 
승무노동자들의 투쟁이 전체 종사자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고 명분도 없다는 것이 서울시와 공사의 판단인 듯하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이 김태호 사장 퇴진을 걸고 오랜 단식을 했지만 결국 얻은 것이 별로 없었다. 승무지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즉각 시청 천막농성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24일 월요일 다시 정무라인을 만나 논의를 한다고 하지만, 쉽사리 해결책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서울시는 작년 공사 감사원 감사로 인해 노사 문제에 대한 감사원의 3자 지배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서울시가 쉽사리 승무분야 편을 들어주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진정 승무분야가 명분을 이어가려면 노사 간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고, 이후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휴일 근무 타지 않기’ 등의 투쟁을 통해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작년 철도노조가 휴일근무 타지 않기 투쟁으로 인력확보를 했다는 사실도 상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1만 7000임직원들에게 줄 정부 가이드라인 임금 총액에서 대체수당으로 인해 임금을 많이 가져간 승무분야에 대한 타 분야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점도 명심했으면 한다. 이제 승무노동자들도 현실을 직시해 극한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노사 간 충분한 협의와 대화로 해결책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공사와 서울시는 지금까지 승무휴일근무수당(대체수당)을 전 종사자들의 인건비로 충당해 왔다. 이제 별도 예산으로 책정해야 전 종사자들의 임금잠식이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