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공사통합 철회투쟁 3일차
작성자 : 천지개벽 / 2016-02-17 17:22:09
양 공사통합 철회투쟁 3일차 (미녀들의 화려한 외출)

오늘은 1인 시위 가는 날~
양공사 통합 반대 1인 시위에 동참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던 차에, 며칠 전 혜진언니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라도 시위에 힘을 실어주자’길래 얼른 같이 가겠다고 했다. 점심에 다녀올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원오빠와 시청역에서 만나 시의회 의원회관에 들어서는데 오빠가 경찰아저씨와 인사를 한다. 시위를 얼마나 많이, 오래 했으면 저리 친근하게 인사를 할까 가슴이 찡해왔다. 

피켓을 들고 서 있어도 사람들은 점심을 먹으러, 혹은 다시 사무실에 들어가기 위해 바삐 지나가며 흘긋 쳐다볼 뿐 피켓의 내용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괜히 내가 눈인사라도 하면 바라봐주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쳐다봤지만 그저 지나간다. 

그러다 한 분이 무슨 일로 이렇게 추운 날씨에 서 있냐며 물으셨다. 그래도 햇살이 따뜻한 낮이라 괜찮았는데도 계속해서 걱정해주시니 감사했다. 또 한 분은 오래도록 우리 앞에 서서 피켓에 적힌 글 하나하나를 읽어보셨다. 피켓을 들고 서 보니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로 복귀하니 선배님들도 시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신다. 선뜻 참여하겠다고 하신 분도 있었다. 다음번에 내가 꼭 모시고 갈 예정이다. 

항상 쟁점이 있을 때마다 ‘우리에게 언제 물어봤냐고, 우리는 반대했는데 왜 강행했냐’고 나중에 이야기해봐야 소용없다. 이미 늦는다. 앞장서서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지만, 또 작은 목소리라도 내면서 그 작은 목소리들을 모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천지개벽이 선봉에 서서 우리를 이끌고 있다면, 나는 내 주변에서 통합 반대의 목소리를 모으려고 한다. 

혜진언니는 오늘 소풍 같다고 했다. 나는 시위에 한 번밖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있는데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감히 말해본다. 소풍처럼 가볍게 오셔도 된다고. 소풍이 축제가 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