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공사 내년말 통합추진 초반부터 난항
작성자 : 조합원 / 2015-08-17 08:03:28
-서울시 2015 추경 예산 편성시 관련 예산 1억3천여만원 전액 삭감
서울 지하철 양 공사 내년말 통합 추진 초반부터 난항
기사입력 2015-08-17 06:15

시의회 "급조 조직에 예산 편법 사용…세부 계획도 미비"
서울시 "근로조건 통합 등 쟁점 첨예해 어렵지만 꼭 성사"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내년 말까지 통합하기로 한 서울시 계획이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20년간 양사 체제에 따른 인력·업무 중복과 물품 개별 구매로 비효율이 심각하고 무임수송 등으로 인한 적자가 심해졌다면서 통합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올해 1월 '지하철혁신추진반'을 설치해 공사 통합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시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시가 갑작스러운 조직 구성으로 관련 사업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다른 예산을 끌어다 쓰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세부계획도 미비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16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지하철혁신추진반이 교통관련 위원회 운영 사업예산을 사용하거나 지하철 양 공사에 일부 사업비를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지난해 10월께 거의 결정이 됐고 12월에 통합안을 발표하는 바람에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못했다"면서 "이렇게 다른 예산을 끌어쓰다 보면 다른 사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양 공사의 확실한 통합 방향과 세부 사업 내용이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아 내년 말까지 통합 공사 출범을 목표로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는 초반부터 어려움이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내년 말까지 반드시 공사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시는 현재 지하철 통합혁신을 위한 재무 컨설팅 연구 용역과 노사정 협의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시는 용역과 더불어 새로운 통합공사 운영을 위한 조례 개정, 새 사장 선임, 통합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을 내년 말까지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공사 통합에서 가장 어려운 쟁점으로 근로조건과 임금·직급체계에 대한 합의를 꼽았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자동화·비자동화 열차 운영과 교대 순번 조정 같은 기술적인 문제는 오히려 협의하기가 어렵지 않지만 근로조건에 대한 합의는 노조만 3개여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구조조정 없는 공사 통합을 약속한 데다 노동이사제 등 근로자들의 경영 참여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협의에 상당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양 공사가 통합되면 통합공사의 지하철 운영 규모는 총 연장 300.1km, 하루 수송인원은 6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물품 공동구매 등으로 연 수십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