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작성자 : 메지승리 / 2014-12-25 18:52:48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르디 오페라 나브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라는 곡이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로마시대 히브리인들이 로마에 노예로 끌려와서 고통당하고, 시달린 것을 음악적으로 표현해낸 베르디의
천재성이 느껴진다.
앞뒤 전후사정 모른다 해도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들으면 심장을 타고 전해져 오는 메세지와 울림이 있다.
2천년전 히브리 노예들의 입장과 2천년 후의 메트로 노동자들의 입장이 흡사하지 않을까 한다.
총체적 고통속에 하루하루 내맡겨진 인생 담보물 같은 생활에서 무슨 미래에 대한 희망과 행복이 존재할까.
사탕발림식의 승진, 임금인상이 행복의 종착점이 될까. 진흙탕 속에서의 뺐고 빼았기식의 승진, 도토리 캐재기식 임금인상은
그야말로 사탕발림식일 수밖에 없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지금도 울려퍼지고 있다.
눈시울 뜨거워지며 가슴이 멍멍해지는, 그래서 더욱 슬퍼지는 리듬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가.
혹자는 크리스마스날에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 할 것이다.
우리의 주위환경, 사회환경, 경제환경 등을 둘러봐라.
침체돼 가고, 활력을 잃어가는 모습들뿐이다.
세상은 우리를 노예로 밖에 안 본다는 점이다. 노동의 노예들, 재화를 생산해내는, 그 속에 예속된 초라한 자화상.
그것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우리 모두는 히브리 노예들보다 더 못한 노예들의 후예들일 뿐이다. 습관화된 삶의 노예들이자 탐욕의 노예들이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더 뭘 바라는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5번만 듣자.
그리하여 세속화로 점철된 삶의 고리타분한 고리를 과감히 끊어버리자. 제 정신 못차린 망둥어들은 찌그러져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