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사번 차별철폐를 위한 일인시위 53일차
작성자 : 천지개벽 / 2014-11-19 22: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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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일차 일인시위 -

오늘은 아침퇴근하자마자 사당으로 향했다. 제4차 본교섭이 열린다하여 애초에 계획했던 대림별관 메트로사번 설명회를 뒤로 미루고 부랴부랴 교섭장으로 향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사당역에 도착하자 이미 천지개벽사우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허기진 곱창을 채우느라 동지들을 추운데 잠시나마 기다리게 했던 내자신을 반성한다.

점심시간에 맞추어서 본사지하식당에 진을 펼친다. 입구가 두 개라서 처음 기획했던 학인진을 접고 두 개 소대로 분할했다. 민첩한 사우들의 움직임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띠운다.

준비해온 전단지와 보고서를 본사직원분들에게 나누어주자 격려와 응원의 표정을 보내주신다. 때로는 "서울메트로 청년세대?"하시면서 다른 나라에 일어난 사건기사를 보듯 말씀하신다. 가슴이 시리고 마음이 아프다. 아직 멀었단 말인가...

점심 피켓팅이 끝나고 우리도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때웠다. 아무말없이 먹기만 했다. 왠지모를 서러움에 목이 메인다. 식사를 끝내고 본사 7층 교섭장에 2시30분 진을 친다. 하지만 산안회의 중이다. 뭐지?

산안회가 15시를 넘기고 본교섭을 16시로 연기한다. 천지개벽때문인가? 하는 주제넘은 추정을 해본다. 언제부턴가 아침 퇴근후에 잠을 못 자면 몸에 이상신호가 온다. 청년세대라지만 40이다. 잠시 다음 이사갈 전세집마련을 걱정하다 머리를 흔들어 사사로운 잡생각을 날린다.

15시30분이다. 메트로노조간부님들이 피켓을 들고 등장하신다. 요즘 이상하게 동선이 겹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라 했던가..

  교섭시간이 다가오자 드디어 사장님이 입장하신다. 우리앞을 지나가실 때 재빠르게 말한다. "청년세대입니다. 사장님..." 사장님 고개를 돌리시고 밝게 웃으시면서 악수를 청하셨다. 우리도 웃었다. "우리는 서울메트로를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미쳤나보다...
당초에 생각했던 말이 이게 아니였던것 같다. 하지만 진심일 것이다. 서울메트로를 사랑하지않고서 53일동안 건전한 조직과 차별철폐를 위해 투쟁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섭은 1분만에 중단된다. 어제 있었던 안타까운 승무원님 사건때문에 산안회의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좋다. 인정한다. 다음번 교섭에선 우리문제 좀 속 시원하게 해결해주길 바란다.

내가 이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는 불타는 애사심도 나중에 노조를 장악하려는 야심도 아니다.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