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검수원께는 사과의 말씀을... 그리고 본사 관계자에게는 부탁을 말씀을 드립니다...
작성자 : 조합원 / 2014-09-11 15:39:26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날의 아침은 묘한 긴장감이 항상 흐릅니다.

오늘도 늘 그러하듯이 검수 사무실에서 MC KEY를 수령하고 출고 점검을 합니다. 해당 열차에 올라 본능적으로 그리고 훈련 받고 교육받은 대로 제일먼저 제동력 테스트-정상, 역행시험-정상, 운전실 오른쪽부터 기기 점검-정상-정상-정상......마지막으로 분전함 내 차단기을 살펴보던 중 OOOO차단기 차단.

좀 이상하게 들리실 줄 모르지만 분전함내 모든 차단기의 역할을 기관사가 숙지한 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중요 차단기의 역할과 비상시 조치는 늘 교육받고 훈련을 통해 숙지하고 있지만요.

떨어져 있는 차단기는 늘 보던 것이지만 정확한 용도는 몰라서 좀 부끄럽니만 기지 관제(검수)에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기관사 : "기지관제 북부 OOOO열차인데요...운전실 분전함에 OOOO차단기가 떨어져 있는데 괜찮나요?"
기지관제 : "잠시만 대기하세요."

약 10초 후

O기지관제 : "OOOO열차 나오세요. "
O기관사 : "네, 말씀하십시요."
O기지관제 : "OOOO차단기 올리라고 합니다."
O기관사 : "네, 잘알겠습니다. 올리겠습니다."

이때 기관사는 OOOO차단기는 늘 그랬던처럼 올라가 있어야 정상이라고 생각을 하고, 후부 운전실로 이동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출고점검을 하던 중 동일한 차단기가 또 트립이 된 것을 보고는 당황아닌 당황을 하면서 기지관제에 또 물어 봤습니다.

O기관사 : "기지관제, OOOO열차인데요... 후부운전실에서도 OOOO차단기가 떨어져 있는데요. 혹시 무순 문제가 있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전부 운전실로 이동합니다."

전부 운전실에 도착하니 기지관제에서 호출을 합니다.

O기지관제 : "OOOO열차 일단 검수O선까지 신호, 진로 확인하고 들어오세요."

기관사는 출고 2~30여분 앞두고 검수고로 들어가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습기 관련 차단기가 떨어 졌었나 보구나...그냥 출고 했으면 문제가 될 뻔 했는데...."

200미터인 검수고를 5Km/h로 운전하면 약 3분정도 소요됩니다. 지루한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검수원 두 분이 마중 나오셨네요. 반가운 마음에 운전실 문을 열어 드립니다.

O검수원 : "OOOO차단기는 한겨울에 제동함내 온도제어용으로는 사용하는 것인데.....지금을 떨어져 있어도 상관없잖아요..."

황당했습니다. 검수원님의 말씀이 틀린것은 아닌데.. 왠지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설전아닌 설전이 이어졌죠.

본인이 장문의 글을 쓰는 이유가 해당 검수원님과의 감정때문은 결코 아니기에 먼저 아침부터 기분을 상하게 해드린 해당 검수원님께 지면을 통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오늘 아침의 이 작은 소동이 "도시교통의 글로벌 리더'인 서울메트로의 화려한 이면속에 존재하는 또다른 모습이 아닐까하여 글을 씁니다.

요즘 사회, 정치 전반에 화두가 된 세월호 참사로 안전의식에 대하여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었습니다. 이웃 나라인 일본의 경우에도 2005년 4월 25일 후쿠치마야선에서 탈선사고가 발생하여 107명이 희생되고, 562명이 부상을 당한 참사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후쿠치마야선 열차참사는 일본사회 전방에 큰 충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사고를 교훈삼아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습니다. 본인이 감히 글을 쓰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밝힙니다.

후쿠치마야선에서 급 곡선을 주행 중이던 열차가 탈선하여 전부 차량이 맨션아파트 기둥으로 돌진하고 이어진 차량들의 잭나이프 현상으로 많은 인명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때, 우리는 3명의 사람의 역할을 기억아여야 합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맨션아파트 건너편 인도로에 서 있다가 사고를 목격한 주부입니다. 선로위에 처참하게 쓰러진 객차를 향해 반대편 선로에서 달려오는 또 다른 객차를 본 여성은 “건설목에서 사고가나면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 주세요”라는 TV공익 광고가 생각이 나서 그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 그 열차를 세움으로써 또 다른 병발사고를 극적으로 예방했습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사고현장 인근에서 출근중인 직원으로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도 자신의 지각이나 결근으로 회사로부터 책임추궁이 두려워 구조 활동을 뒤로하고 서둘러 출근하였으며, 세 번째 주인공도 사고현장을 수습 할 책임이 있는 직원 이였으나 회사의 급한 용무을 핑계로 강연에 참석하였고 결국 구조활동을 등한시 한 결과 사회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후쿠지마야선 열차사고는 열차안전의 핵심적 역할과 사고예방의 보증인적 지위에 있는 관계 직원의 무사안일과 보신주의가 낳은 대표적인 참사로 전형적인 인재였습니다.

그럼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서울메트로 전 직원은 상왕십리역 추돌사고를 교훈 삼아 서울메트로의 핵심가치인 “열차안전운행”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이 해야 합니다.

- 안전운행을 위해 부선간 협업은 필수입니다. 차량분야와 운전처는 주요 차단기와 회로를 개선하기 전 부서간 충분한 협업을 하시기 바랍니다.(신형전동차의 주요부품이 사용빈도 및 중요성에 따라 배치되었는지 여부, 각종 기기가 인체계측의 범위를 비롯한 인간공학적으로 설계되었는지 유무와 영국형 GEC전동차의 FLN, DIRS취급시 DOOR등 점등과 역행불능 등 등 등)

기술분야와 운전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잠실철교 에어섹션을 데드섹션으로 하였을 경우 전동차 보조회로와 열차안전 문제, 승강장 안전문 오작동으로 인한 열차운행 차질, 승강장 안전문 시설물과 교직 열차운행의 문제점, 승강장 안전문의 관제제어 시스템의 문제 등 등 등)

감히 부탁드립니다.
서울메트로의 핵심가치를 잊지 마십시오. 위에 열거한 문제점은 개선하면 됩니다. 그러나 무엇이 문제인지를 모른다면 그것이 정말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본인은 고객의 안전을 위해 열차운행과 관련하여 모르는 것을 과감히 물어보고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부끄럽지 않다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규정이나 방침을 핑계로 후쿠지마야선 열차사고의 주인공처럼 행동하지는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