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집행부는 사고직후 1신호를 죽이고 원숭이를 살리려 했다.
작성자 : 증거 / 2014-05-05 11:19:00
지하철 추돌 원인…자동정지장치 고장·신호 먹통

기사입력 2014.05.03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성수역 방면으로 향하던 전동차 2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2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전동차 추돌사고

ATS, 선로 신호 시스템 왜 제대로 작동 안됐나

기관사 운전 과실이나 규정속도 위반 가능성도 열려 있어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서울메트로는 지난 2일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전동차 추돌사고의 주요 원인을 자동정지장치(ATS·Automatic Train Stop) 고장으로 보고 있다. 

ATS는 전동차 사이 거리가 200m보다 좁아지면 자동으로 안전거리가 유지되도록 열차를 세우는 장치이다. 지하철 2호선 모든 전동차에는 ATS가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ATS가 작동해 추돌을 피할 수 있지만 사고를 일으킨 뒷차 2260호의 ATS는 작동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장비 고장이나, 점검 불량 등으로 ATS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메트로가 이 장비를 마지막으로 정비·보수한 것은 2011년이다. 

ATS간 신호 교란으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뒷차 기관사 엄모(46)씨가 아예 장비를 끄고 운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선로의 신호 시스템이 고장나 ATS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ATS는 선로의 신호 시스템과 연동해 작동되기 때문이다. 

ATS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이라도 기관사가 신호 시스템을 육안으로 확인해 전동차를 멈출 수 있다. 하지만 엄씨는 신호가 초록불에서 갑자기 빨간불로 변경됐다고 진술했다. 

초록불은 최고 시속 80㎞까지 운행을 해도 좋다는 신호이다. 노란불은 앞에 전동차가 있으니 속도를 줄이라는 신호, 빨간불은 전동차를 멈추라는 신호이다.

평소라면 노란불이나 빨간불이 들어와야할 상황인 것이다. 엄씨의 말대로라면 상왕십리역의 신호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사고 지점 전 구간이 곡선으로 돼 있어 앞에 전동차가 서 있는지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기도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하철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서 신호기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히 드러난 사실"이라며 "이는 시스템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호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종합관제실에서도 선로의 상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고가 난 앞뒤 전동차는 각각 1991년, 1990년에 제작돼 20년 이상 운행된 열차여서 기계 결함 문제도 제기된다.

한편 전동차의 블랙박스라고 할 수 있는 속도기록계를 분석한 결과 엄씨는 이날 규정에 따라 전동차를 운행한 것으로 보여 운전 과실이나 규정 속도 위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이와 관련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엄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