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맥킨지 보고서 30억 시산하 구조조정 불가피
작성자 : 조합원 / 2014-03-12 10:17:29
서울도시철도공사 아웃소싱
역내 세탁소 설치 수익창출 제안

“적자절반은 무임승차 때문”
노조측 30억 혈세낭비 비난


서울시로부터 30억원을 받고 시정 주요 분야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맥킨지 컨소시엄이 서울시에 ‘서울도시철도공사(이하 도철)를 아웃소싱(외부용역)하고 역내 세탁소를 설치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서울시와 시 산하기관에 따르면 맥킨지앤컴퍼니-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은 지난 12일 도철을 방문해 1차 컨설팅 중간 보고 워크숍을 진행했다. 맥킨지 측은 이 자리에서 도철의 적자해소와 업무효율성 강화를 위해 역무분야 직원 2000명의 아웃소싱(외부용역)과 부대수익 창출을 위한 역내 세탁소 설치, 파워브랜드 매장 입점 등의 방안을 내놨다.

이번 워크숍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참석인원은 맥킨지 담당자와 도시철도공사 사장 및 임원진 등으로 제한됐다. 진행방식도 매킨지 측에서 준비해 온 PPT자료를 발표하는 식이었고 나눠준 자료도 워크숍 이후 철저히 수거해갔다. 연말 최종발표 전까진 철저히 비밀에 부쳐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노조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 측은 “도철 연간 적자의 50~60%는 무임승차권 남발 때문”이라면서 “이 문제를 비롯해 비효율적인 운영시간 등 구조적인 문제점은 놔둔 채 개선책을 내놨다”며 “30억원의 혈세만 낭비됐다”고 비판했다. 맥킨지는 9월 초 서울시와 도철 관계자들을 불러 2차 중간보고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간보고 내용이 최종결정사항은 아니다”면서도 “중간보고 내용은 그간 작업의 근간이라 큰 방향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맥킨지 컨소시엄의 이번 중간보고 내용은 박원순 시장의 ‘간접고용 및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란 시정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돼 박 시장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 3월 맥킨지 컨소시엄에게 30억원을 주고 시정 주요 분야의 컨설팅을 맡겼다. 맥킨지 측은 연말까지 서울시와 도시철도공사, SH공사 등 시 산하기관의 경영진단과 조직구조, 업무프로세스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맥킨지는 지난해 ‘서울시 발전방향’ 등 다수의 시 정책방향에 대한 컨설팅을 맡으며 박원순 시정의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박 시장은 맥킨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시의‘ MICE산업 강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시는 연말께 맥킨지 컨소시엄의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시의 업무우선순위를 정하고 미래비전을 수립할 방침이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