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이 결국 택시요금 올리고 사용자 배만 불린격,...시민들 위한다고 생색내더니만
작성자 : 조합원 / 2014-03-04 08:25:42
택시 요금인상, 그후 4개월… 법인 택시기사의 어느 하루
경향신문 | 2014.03.03 오후 10:17
최종수정 | 2014.03.03 오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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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역 택시승강장으로 들어서기 위해 부근 도로변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ㆍ12시간 종일 운행 9만700원 번 날, 사납금 12만8000원 못 채워 월급이 깎이는 날

서울에서 법인 택시를 2년째 운전하는 황성준씨(54·가명)는 올해 초부터 사납금이 작년보다 2만원 오르면서 이를 채우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 특히 야간에 비해 승객이 적은 주간 근무 때는 더욱 심각하다. 이 때문에 황씨의 회사 기사들 사이에서는 주간 근무에서 사납금을 벌면 ‘운수 좋은 날’로 통한다.

■ 야간근무, 사납금 내면 빈손

지난달 24일 오후 5시35분 황씨의 야간 근무날이다. 첫 손님은 50분 만에 만났다. 야간 사납금은 14만8000원이다. 지난해보다 2만8000원이 올랐다. 그래도 야간에는 주간보다 상황이 낫다. 술을 마시고 장거리를 가는 손님들 덕분에 대부분 사납금은 채울 수 있다. 기사들이 원하는 수입은 18만원 이상이다. 3만원 이상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이날 오후 10시50분쯤 장안동에서 화곡동까지 가는 손님을 태워 2만3000원을 받았다. 화곡동 근처 강서구청에서 다시 손님을 태운 뒤 파주까지 운행해 2만2300원을 벌었다. 운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밤 12시까지 번 돈은 8만7000원이었다.

새벽에 신호도 무시하며 손님을 찾아다녔지만 오전 5시 회사로 돌아갔을 때 수입은 16만900원이었다. 사납금을 내고 남은 1만2900원이 이날 밤새 번 돈이다. 지난주 주간 근무 때 하루 평균 2만~3만원을 월급에서 까먹었을 때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 사납금 3만7300원 못 채워


서울의 택시회사에서 2년째 근무하는 운전기사 황성준씨(가명)의 지난 1월 급여명세서 사본. 황씨의 1월 총임금은 113만8510원이지만 기본 공제금과 미납한 사납금 35만5340원을 가불금이란 명목으로 빼고 받은 실수령액은 65만2940원이다.

주간 근무날인 지난달 21일 오전 5시20분. 황씨는 40여분 동안 손님을 1명도 태우지 못했다. 석계역, 이문동, 경희대를 빈 차로 돌기만 했다. 이런 날은 여지없이 사납금 3만~4만원을 채우지 못해 적자가 난다. 직장인들의 출근이 시작되는 오전 6시30분부터 손님은 꾸준한 편이었다. 대부분 3000~5000원의 요금이 나오는 가까운 거리다.

지난해 10월 택시요금이 오른 뒤로는 장거리 손님은 눈에 띄게 줄었다. 황씨는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는 5분 내로 손님을 번갈아 태웠지만 오전 9시20분까지의 수입은 5만1100원에 그쳤다.

오전 9시30분이 지나자 손님은 뜸했다. 정오까지 손님을 4차례 태우고, 점심식사를 했다. 황씨는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는 날에는 주로 기사 식당에서 3500원짜리 우동이나 짜장면을 먹는다. 복귀 전까지 약 4시간 동안 도곡동, 면목동, 건국대 등지를 돌며 1만9800원을 벌었다. 이날 황씨의 총 수입은 9만700원. 사납금 12만8000원에 부족한 3만7300원은 월급에서 깎였다.

■ 임금 늘었지만 실제 수령액 줄어

황씨는 지난해 2월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의류 사업을 제법 크게 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 때 무너졌다. 이후 취업도 해보고, 커피전문점도 차려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택시 운전 역시 황씨를 구해주지 못했다. 황씨의 지난해 3월 급여는 약 93만원, 보험료·조합비 등을 제하고 실제로 받은 돈은 81만원 정도였다.

올해 1월 황씨의 급여는 요금 인상으로 늘어 114만원이지만 실제 급여는 65만원이다. 보험료·조합비 등 기본적인 공제금에다 채우지 못한 사납금으로 35만원이 깎인 까닭이다. 실수령액이 16만원가량 줄었다. 황씨는 “택시 요금을 올릴 때는 기사들의 처우도 개선해주고, 서비스 질도 높일 것이라고 들었지만 현실은 오히려 나빠졌다”며 “요금이 올라 손님이 3분의 1 정도 줄었고, 택시 기사들은 사납금을 못 채우지만 택시 회사는 손해보지 않고, 서비스 질도 좋아질 수 없다. 누구를 위해 요금을 올린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