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설치는 서울시장 판세
작성자 : 조합원 / 2014-03-01 17:40:50
【서울=뉴시스】이득수 기자 = 6·4 지방선거가 9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빅3지역의 여야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가 예측 불허의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새정치연합의 등장과 맞물리며 민주당이 어느 정도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가 최근 실시한 수도권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와 인천시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의 낙승을 내다보는 기존의 예상과는 달리, 무주공산이 된 경기도 지사 선거는 물론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서울과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여당 후보들과 힘겨운 접전을 벌여야 하는 것으로 28일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서울, 경기 지역의 경우 여론조사 기관 FM미디어(정치컨설팅 업체 홀딩페이스 자회사)에, 인천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이루어졌다.

◇서울시장 선거 팽팽한 접전 예상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의 김황식 후보와 야권의 박원순 후보가 맞대결을 벌일 경우 그간 박 후보가 압도적 우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김 후보가 박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3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27명을 대상으로 임의번호 생성을 통한 전화자동응답시스템(RDD/IVR)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오차는 ±3.35%였다. 표본은 인구비례에 따른 무작위 추출(권역·연령·성별 가중치 보정) 방식이었다.

서울시장 선거 가상대결의 경우 김황식 후보 388표, 박원순 후보 364표를 얻어 김 후보가 약 2.9% 정도 우세를 보였다.

김 후보가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지명도가 있긴 하지만,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박 후보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김황식 후보와 야권단일 후보로 박원순 후보가 양자대결하는 가상대결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지율이 각각 김황식 46.9%, 박원순 44.0%로 표차가 가장 컸다. ‘잘 모름’은 9.0%였다. 권역별 지지도를 보면 김 후보는 서울북서부 51.9%, 북동부 47.0%, 남동부 46.0% 순이었고, 박 후보는 서울남서부 50.0%, 남동부 46.3%,북동부 42.8% 순이었다.

반면 이혜훈-박원순 후보가 맞붙는 가상대결에서는 이혜훈 311표, 박원순 413표로 박 후보가 크게 앞섰고, 정몽준-박원순의 가상대결에서는 정몽준 384표, 박원순 385표로 박빙의 게임이었다.

정몽준-박원순 대결에서는 박 후보의 1표차 승리였다. 권역별로 보면 정 후보는 서울북서부(50.8%)와 북동부(48.7%)에서, 박 후보는 서울남동부(48.1%)와 남서부(52.0%)에서 각각 강세였다. 성별 분포를 보면 남성은 정 후보(47.0%)-박 후보(45.2%) 순인데 비해, 여성은 반대로 박 후보(48.0%)-정 후보(46.2%) 순이었다.

정당지지도 조사에선 응답자의 47.2%가 새누리당, 22.9%가 민주당, 10.5%가 새정치연합, 3.4%가 통합진보당, 3.0%가 정의당을 각각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없음/잘 모름’이라고 한 답변도 13.1%나 됐다.

권역별로 보면 새누리당 지지는 서울북서부(60.1%)와 북동부(47.5%)에서 비교적 높았고, 민주당 지지는 서울남서부(26.9%)에서 가장 높았다. 전통적으로 야당세가 강했던 서울북서부에서는 12.6%에 불과해 강북=야당, 강남=여당이라는 지지도 공식이 깨져가고 있음을 드러냈다.

연령별 새누리당 지지도는 19세 포함 20대(이하 20대로 함)·30대·40대에서는 36.5%~36.7% 수준에 머물렀으나, 50대는 56.0%, 60세 이상은 70.0%로 수직상승했다. 민주당 지지도는 40대에서 30.9%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은 15.9%로 가장 낮았다. 20대는 20.9%로 두 번째로 낮았고, 30대는 22.6%였다. 대신 통합진보당 지지자는 20대에서 6.8%로 가장 많았다. 새정치연합 지지자도 20대(16.9%)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출마자 윤곽이 드러난 ‘새누리당 후보 경쟁력’에 대해서는 정몽준(245), 김황식(165), 이혜훈(71), 잘 모름(298) 등의 순이었다. 정몽준 의원에겐 새누리당 지지자의 70.1%가 지지했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최종호 홀딩페이스 대표는 “새정치연합 후보가 나설 경우 무조건 지지하겠다는 숫자(105표)가 만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은 안철수 신당의 후보 출마 여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후보 경쟁력에서는 정몽준 의원이 가장 앞서고는 있지만 김황식 전 총리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보인다”고 평했다.

최 대표는 또 “김황식 전 총리는 예상대로 호남표 등 기존 민주당표를 일정 부분 흡수했다”고 분석하고, “정몽준 후보의 경우에는 새정치연합을 지지하는 유권자 층에서 김 전 총리나 이 최고위원보다 표 흡인력이 상대적으로 더 좋다는 점이 경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