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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노동자 준비제 1호

    • 해방을향한지하철노동자
    • 13-03-28 20:51
    • 3,475
    <지하철노동자>

    ■■■  준비 제 1호
    ■■■  발행 : 2013.3.25(월)
    ■■■  발행인 : 해방을 향한 지하철 노동자

    “그렇다. 노동자는 하나다!!!”

    "노동자는 하나다, 단결하자"의 외침은 공허하고 비현실적인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갈라질 대로 갈라져 있고, 자본과 정권은 노동자 내부 갈등을 더욱 조장하면서 정규직 내에서, 그리고 비정규직 내에서 분열을 확대시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 행사를 통해 ‘임기 내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면서,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명분으로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노사정 협의회’라는 대타협 형식이 있을 것이고, 이에 수긍하지 않으면 물리적 폭력을 가할 것이다

    “내가 바로 전노협인데, 어떻게 전노협을 탈퇴하란 말이냐! 차라리 내목을 잘라라!”
    1987년 7,8,9월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건설된 ‘전노협’(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을 탈퇴하라는 경찰협박에 맞선 투쟁하는 노동자의 외침이다. 이 외침은 현 시기 민주노동운동의 정신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지하철 현장에는 이러한 투쟁의 목소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현장에는 서울지하철노조, 서울메트로지하철노조, 서울메트로노조라는 복수노조들이 존재함에도 자본과 정권에 맞서고자 하는 투쟁의 절박함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 위에 채워지는 것은 관료주의와 개량주의, 노사협조주의로 여겨지는 ‘노동조합주의’의 깃발이다.
    예상되는 ‘박근혜정권의 노동탄압에 맞서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
     ‘지하철 비정규직의 차별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고민은 없어보인다.
    ‘노동자’라는 스스로의 계급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조합원’ 이라는 맴버쉽이 강화되는 ‘노동조합주의’가 기승부리고 있다.

    그렇지만 서울지하철 현장에는 전진을 위한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것은 개별화된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 다양할지라도, 어쨌든 이 시대를 살아야만 하는 노동자이고, 그가 무엇을 추구하던 집단적 힘,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는 진실은 변함이 없다. 미약할지라도 단결의 토대가 존재하는 한 여전히 서울지하철 현장에는 전진을 위한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현재 노동자분열의 기원을 복수노조가 아니라 ‘노동조합 운동’ 그 자체에서 찾는다. 지금 전개되는 노동조합들 간의 치열한 경쟁과 대립의 핵심은 “교섭권”이다. 과반수 노조, 또는 다수노조 지위확보는 모든 노동조합들의 사활적인 문제가 되었다. 그러니 조합원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 노조나, 기존노조에서 조합원을 확보해야 하는 노조나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원래 교섭기능은 노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기능에 불과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운동이 개량주의와 노사협조주의로 퇴행하면서, 교섭기능은 노동조합의 핵심 기능이 되었고, 교섭기능을 전담하는 집행부가 노동조합 권력의 정점이 되었다.
    교섭권과 관계없어 보이는 운동이나 활동은 노동조합 내에서 배제되고, 노동자들이 직접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고 아래부터 스스로의 힘을 조직해 나가는 현장투쟁이나 활동은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현장투쟁 백날해도 소용없고, 노동조합 집행부를 장악하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관념이 일반화 되었다. 노동조합활동가들 조차도 현장투쟁보다는 집행부장악에 운동의 최고 가치를 부여하고 몰두했다. 그래서 노동조합운동과 활동은 집행부 장악으로 대체되었고, 집행부를 바꾸는 투쟁이 사실 투쟁의 전부였다. 그 결과 노동조합 집행부선거는 모든 세력들이 사활을 건 각축장이 되었다.

    현 시기 ‘노동조합의 통일’은 투쟁이 첨예화되고 단결의 필요성이 다수의 노동자들에게 동의를 얻을 때 비로소 현실적인 문제로 제기된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가장 대중적인 투쟁기구다. 이러한 투쟁기구가 그 본연의 역할, 즉 자본과 정권에 대항해 투쟁을 전개할 때만 노동조합은 대중적으로 지지를 받고, 노동조합의 통일을 넘어 계급적 단결과 연대가 전면에 등장할 것이다.
    우리가 현재의 단편들에 비관하지 않고 미래를 낙관하는 이유다. 현실은 반드시 우리에게 단결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지하철 노동자들이 ‘조합원’이라는 신분에 얽매이면서 ‘노동자라는 대의의 정신’을 망각하는 부분에 대하여 끊임없이 견인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소속 노동조합, 고용형태, 원하청으로 노동자들을 나눔이 없는 평등하고 연대적인 노조운동, 생산과 현장을 중심으로 단결행동하며, 자본과 대결 투쟁하는 생산통제와 직접민주주의 행동양식이 주도하는 ‘현장 평조합원의 운동’을 조직할 것이다.

    이것이 아래로부터의 단결과 투쟁에 기초한 민주노조운동이며, 계급적 정치운동의 복원이다. 오직 이 길을 통해서만 현실의 운동은, 미래의 빛나는 전망을 꿈꾸고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그 힘차고 당당한 길! 우리 함께 어깨걸고 나가자!


    ▶ 하청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2월4일 새벽 신도림역 근처에서 터널구조물 보수를 위해 설치한 비계와 모터카가 추돌하여 작업 중 이던 하청노동자의 두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1월에는 성수역 PSD를 수리하던 용역업체 직원이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등 2010년 이후 하청노동자들의 사망사고가 5건이나 발생했다. 3월 현재 서울메트로의 선로와 각 역사에서 일하고 있는 하청노동자의 수는 570여명에 이른다. 이들 업무의 대부분이 힘들고 위험한 일로 각별한 안전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며, 원청인 서울메트로는 이들에게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조건을 만들어야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는 사망사고의 대부분이 작업이 금지된 열차운행시간에 선로에서 작업하다 발생했음에도 사고 원인이 본인부주의라며 희생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최소한 규정에 입각해 열차가 운행 중일 때에는 선로에서 어떠한 작업도 할 수 없도록 하고, 불안정한 장비나 구조물의 설치금지, 작업자의 안전을 감시할 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강제해야 한다. 제대로 된 원인분석과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서울메트로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의 비극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 사진찍는 청소노동자

    “찰칵, 찰칵” 청소노동자 김씨가 사진을 찍는다. “사진은 왜 찍으세요?” “서울시의회 부의장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다 객실의자가 더러웠는지 17일까지 스팀 청소해서 보고 하라네” 김씨는 청소전 한 장, 청소 중 한 장, 청소 후 한 장 1량 당 3장, 1편성 30장의 사진을 찍는다. 공사는 1,110량 객실의자 청소를 지시했다.

    밤낮으로 전동차 청소하는 김씨는 최저임금을 받는 하청노동자다. 시의회부의장의 한마디가 힘이다. 힘센 시의회부의장의 눈에는 의자 더러운 것만 보이지, 최저임금 하청노동자의 현실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보고 싶지 않겠지! 그의 힘도 결국은 의자에 묻은 얼룩까지다!


    ▶ 제살 깍아먹기

    역무원들에 특명이 떨어졌다. 부정승차 단속을 강화해서 특종수입금을 많이 올리라는 명이다.
    이에 대한 상응으로 포상금, 복지포인트, 근평가점등을 지급하면서, 각 센타를 순위매기고 있다.

    특종수입의 경쟁속에서, 우열은 나타날것이고 누구는 개인의 사비로 영수증 처리할 것이다.
    ‘특종처리’ 월급받아 꼴아박는 제살 깍아먹기다.


    ▶ 청소문제

    전동차에서 각종 부품을 취거할 때 먼지 덩어리나 이물질이 작업장 바닥에 떨어져 지저분하니, 작업을 할 때마다 기기 하부에 포장을 놓고 작업을 하란다. 수십 가지 부품을 취거 취부하면서 일일이 바닥에 포장을 깔고, 작업 내내 들고 다니라는 것은 작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하긴 현장에서 일도 안 해본 부장이니 용감하게 이런 지시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먼지구덩이 전동차 하부에서 한번만 직접 일해보고 다시 이야기하자면 기분 나빠 할지도 모를 일이다. 못하겠으면, 먼지 없는 전동차를 입창시키면 될 일이다.


    ▶ 하늘을 찌르는 지적 질

    현장에는 높으신 분들의 지적 질이 하늘을 찌른다. 도장작업을 할 때 슬리브에 있는 볼트도 철저하게 하란다.
    작업자들이 말했다. 렌치볼트에 도장이 묻으면 공구를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으니 도장을 하면 안 된다고. 작업자들의 이런 문제제기에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참 명쾌하다. 그러면서 창의나 개선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은 무슨 궤변인가?


    ▶ 담배와 작업환경, 둘 다 해롭다!

    금연법을 핑계로 온 작업장을 금연건물로 만들고 수많은 금연 딱지를 붙였다. 그리고 현장에 있던 재떨이를 모두 수거해 갔다. 전광석화와 같은 조처다. 금연 자체에 대해 굳이 시비를 걸지 않더라도, 이것은 해명해야 한다.
    지금 현장에 산안법 위반 작업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묵묵부답으로 떼 울 셈인가? 담배 안 좋은 거 아는데, 작업환경의 개선에는 뭔 핑계가 그리도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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